01 아이스 브레이킹

오랫동안 함께 일한 활동가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아이스 브레이킹은 요긴합니다. 대부분 평소와는 다른 워크숍의 분위기를 낯설어 하기 때문입니다. 워크숍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앞서 "아이스 브레이킹"을 통해서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과 같은 활동을 해 볼 수 있습니다.

긴장 풀기

워크숍에 참여하는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도록 합니다. 진행자가 질문을 정해서 참가자들이 돌아가면서 답하는 것도 좋습니다. "오늘 워크숍에서 해보고 싶은 것은?", "요즘 꽂혀 있는 것은?", "지금 기분을 날씨로 비유한다면?" 등의 구체적 질문들을 던져보세요.

별칭 정하기

워크숍에서 사용할 새 별칭을 만들어서 자신의 별칭에 대해 설명하게 해보세요. 이 방법은 특히 위계관계가 명확한 조직에서 효과적입니다. "대표님", "국장님", "팀장님" 등 위계를 전제로 한 호칭을 쓰면서 평등한 대화를 나누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꽃 이름이나 나무 이름 등의 테마를 정해주면 참가자들이 더 쉽게 별칭을 만들 수 있습니다.

별칭을 정해놓고도 실제 워크숍에서는 이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낮은 위계에 있는 참가자들이 높은 위계의 참가자에게 기존 호칭을 쓰는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진행자가 부드럽게 알려주고 별칭 사용을 독려해주세요.

02 규칙정하기

워크숍을 시작하기에 앞서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도움을 줄 규칙을 만들어봅니다. 시설 사용에 관한 규칙도 이때 함께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행자는 규칙의 취지를 설명한 뒤 참가자들의 제안을 받습니다. 규칙은 최대한 구체적으로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회의에 집중한다"보다는 "휴대폰을 끄거나 무음으로 한다"가 더 좋은 규칙입니다.

진행자가 중간중간 좋은 규칙의 예시를 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비슷한 규칙이 제안되면 하나로 합쳐주세요. 이견이 생길 만한 제안이 나오면 좀 더 깊은 논의를 유도해주어야 합니다. 추상적인 수준의 규칙을 구체화하도록 돕는 것도 진행자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그동안 워크숍에서 자주 나온 규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런 내용으로 예시를 줄 수도 있습니다.

평등한 워크숍을 위한 규칙 예시
  • 별도의 전지로 "주차장"을 만든다. 토론 주제와 당장 관련성이 떨어지는 생각이 나오면 주차장에 적어놓고 나중에 논의한다.
  • 공평하게 발언 기회를 갖기 위해 한 사람의 발언이 너무 길어지면 주변 사람들이 검지를 들거나 박수 시늉을 해서 "발언을 짧게 끝내라"는 뜻을 전한다.
  • 숟가락 등 발언권 도구를 든 사람만 발언할 수 있다. 말하는 중간에는 끼어들지 않는다.
  • 참가자가 소외나 차별을 느낄 단어는 쓰지 않는다. ("어린 친구들" , "고기 먹고 싶어" 등)
  • 쉬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다. 전체 시간이 부족하다고 해서 쉬는 시간을 줄이지 않는다.
  • 이 안에서 논의된 이야기는 밖에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03 합의에 의한 의사결정

전략 수립을 위한 워크숍에서는 종종 참가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전체 참가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결론을 도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합의에 의한 의사결정 6 단계"를 간략히 소개합니다.

01
의제 정리

결정할 사안을 소개하고 무엇을 결정해야 할지를 명확하게 정리합니다.

이를 위해서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해결되어야 하는 중요한 질문들을 나열합니다.

02
논의하기

사안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반응을 정리합니다. 특히 고민되는 점이 무엇인지 검토하고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정리해 기록합니다.

각 아이디어의 장단점 등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진행합니다.

03
안건 구성

고민 해결 방법을 반영한 구체적인 전략 안건을 만듭니다.

이때 안건은 논의된 생각들의 핵심 요소들을 종합한 제안으로 구성합니다.

04
안건 수정

앞 단계에서 정리된 안건에서 해결되지 않은 고민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에 대해서 모두에게 발언할 기회를 줍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내용을 수용할 수 있도록 안건을 수정합니다.

05
합의 확인

수정된 안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수렴해 저지가 없고, 묵인이나 수용이 많지 않고, 대부분 동의한다면 합의(consensus)의 상태로 보고 전략을 결정합니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2~3 단계로 돌아갑니다.

06
결정 실행

최종적으로 결정된 사항을 바탕으로 누가, 언제, 어떻게 결정을 실행할지에 대해서 논의합니다.

논의 결과에 따라 해야 할 일을 구체화하고, 기한을 정해 이를 실행에 옮깁니다.

*사안에 대한 참가자들의 동의수준은 다음 4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저지
block

안건에 근본적으로 반대한다. 대안을 찾아야 한다.

묵인
stand aside

지지하지 않지만, 막진 않을 테니 나는 빼고 해라.

수용
reservation

다소 우려되는 점이 있지만, 안건을 받아들이겠다.

동의
agreement

안건을 지지한다. 거리낌없이 실행하겠다.

04 친목 프로그램

게임

워크숍 중간에 게임을 하면 참가자들이 잠시 숨을 돌리는 데 도움이 되고, 전략 수립이나 협업에 대해서 배울 수도 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는 건강 등의 이유로 함께 하지 못하는 참가자가 있는지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신체 접촉이 필요한 게임도 있기 때문에 신체 접촉이 불편한 참가자들은 게임에서 빠질 수 있도록 해주세요. 게임에 빠진 참가자에게는 관찰 등의 다른 역할을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프로그램에 따라서는 공간 크기도 확인해야 합니다. 어떤 게임은 공간이 비좁다면 진행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건물 내 복도나 로비, 야외 등 근처의 적당한 장소를 확인해본다. 인원이 많을 경우 팀을 나눠서 서로 경쟁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

부대 프로그램

너 요청권

"너 요청권" 또는 "너 사용권", "줌 쿠폰"이라고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1박 2일 이상의 장기간 워크숍에서 매우 유용합니다. 참가자들이 도움을 주고 받기 때문에 워크숍 분위기가 매우 좋아집니다.

워크숍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일과 자신의 이름(별칭)을 전지에 적도록 하세요. 꼭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일은 아니어도 됩니다. "같이 산책하기", "이야기 들어주기" 등 다양한 내용을 적을 수 있습니다. 여러 개를 적어도 되고 워크숍 기간 중에 내용을 변경하거나 추가해도 됩니다.

이 같은 내용을 설명한 뒤 미리 쿠폰 모양으로 만들어놓은 "너 요청권"을 2~3장씩 나누어 주세요. 참가자들은 워크숍 기간 동안 다른 참가자에게 요청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요청권을 받은 참가자는 자신이 적어놓은 일을 해주면 됩니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요청권을 모으는 게 아니라 계속 사용하는 것입니다. 참가자들 사이에서 요청권이 활발하게 유통되지 않으면 진행자가 취지를 다시 설명하고 사용을 독려해주세요.

워크숍 사전 공지 과정에서 프로그램에 대해 알려주면, 참가자들이 다른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을 미리 생각해오거나 필요한 도구(악기, 안마기구 등)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워크숍에서 해볼 만한 게임들

아래에 소개하는 몇 가지 게임들은 모두 20분 이내에 진행할 수 있으며 참가자 반응이 좋은 게임들입니다.

1

적당한 빈 공간에서 참가자들을 일렬로 서게 한다. 참가자들은 양 옆 사람과 발목을 맞닿게 선다. 상황에 따라서 두 팀으로 나눌 수도 있다.

2

참가자들은 옆 사람과 발목을 떼지 말고 목표 지점까지 걸어야 한다. 목표 지점과 거리는 상황에 따라 정한다. 공간이나 인원에 따라서는 두 팀이 마주보고 선 뒤 중간에서 만나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처음에는 진행자가 별다른 설명 없이 시작하고, 사람들이 실패한 뒤에 “어떻게 하면 미션을 성공할 지 함께 논의해 보라”고 안내한다.

3

게임을 마치면 전략의 요소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한다.

1

6~8명의 사람들이 좁게 둘러선다.

2

함께 손을 뻗은 뒤에 잡히는 대로 다른 참가자의 손을 잡는다.

3

손을 잡은 채로 몸을 움직여 서로의 꼬인 팔을 풀어준다.

4

최종적으로 모든 팔을 풀어서 큰 원을 만들면 게임이 끝난다.

준비물: 의자

1

진행자를 제외하고 참가자 숫자만큼의 의자를 동그랗게 깔아둔다. 즉, 전체 인원보다 의자가 한 개 적어야 한다. 진행자를 제외한 참가자들이 의자에 동그랗게 앉는다.

2

진행자가 첫 번째 술래가 되어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직접 예시를 보여준다. 참가자들은 진행자에게 “당신은 어떤 사람을 사랑하십니까”라고 질문하면, 진행자는 “저는 OO한 사람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한다. OO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모두 일어나서 재빨리 자리를 바꿔야 한다.

문장에 들어가는 예시는 술래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양말을 신은 사람”, “안경을 낀 사람”, “머리를 염색한 사람”처럼 쉽게 눈에 보이는 특성도 좋고, “오늘 아침에 밥을 먹은 사람”, “여기 버스를 타 고 온 사람”, “여자 형제가 있는 사람”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특성도 좋다.

3

의자에 앉지 못한 사람이 다음 번 술래가 되어 게임을 이어나간다.

준비물: 담요나 돗자리

1

바닥에 담요나 돗자리 등의 판을 깔아놓고 참가자들이 그 위에 서도록 한다.

2

참가자들이 한 명도 판 밖으로 나가지 않는 상태에서 판을 뒤집도록 안내한다. 사람들이 실패한 뒤에 “어떻게 하면 미션을 성공할지 함께 논의해 보라”고 안내한다.

3

만일 참가자들이 수월하게 뒤집기에 성공한다면, 판을 반으로 접어서 다시 게임을 한다.

4

게임을 마치면 전략의 요소가 무엇이었는지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05 진행시 주의 사항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 모둠 활동에서 발언권이 골고루 주어지는지 주의깊게 살펴보세요. 특히 직급이나 연차가 높은 사람이 토론을 주도하지 않는지 살펴보세요. 이런 경우에는 참가자들이 돌아가면서 발언하도록 형식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발언 시간을 1~3분 정도로 정해놓고, 종소리 등으로 발언권 종료 시간을 알려주면 더 효과적입니다.
  • "침묵 토론" 방식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전지마다 한 개씩 토론 의제를 적은 뒤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전지에 자신의 생각이나 질문 등을 적게 합니다. 다른 참가자들의 글에 새로운 의견을 달 수도 있으며, 쓴 사람의 이름은 남기지 않아도 됩니다. 이때 참가자들은 말은 전혀 하지 않고 글로 소통해야 합니다.
  • 전체 활동 중에 모든 참가자들이 돌아가며 발언을 할 때는 되도록 순서를 두 바퀴 돌리는 게 좋습니다. 참가자에 따라서는 할 말을 떠올리거나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 또한 발언을 마치고 나서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참가자들은 다음 순서에 다시 발언권을 가질 수 있게 합니다. 두 번째 순서가 돌아왔을 때 더 할 말이 없다면 발언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되돌아보기

  • 프로그램이 끝날 때와 전체 워크숍이 끝날 때에는 되돌아보기 시간을 진행하세요. 진행표를 짤 때 부터 여기에 필요한 시간을 따로 배정해야 합니다.
  • 이 시간에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배운 것’, ‘프로그램을 마친 지금의 변화’, ‘이후 실제 업무에 적용 해보고 싶은 것’, ‘아쉬운 점’ 등을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하도록 안내해주세요. 만일 아이스 브레이킹에서 ‘워크숍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을 이야기했다면, 바라던 것을 실제로 얻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습니다. 진행자가 질문을 구체적으로 던질수록 참가자들의 답변이 더 풍성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