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현재로

목표는 10년 정도 걸릴 만한 것으로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이보다 짧은 기간 안에 달성될 목표라면 상상할 게 별로 없고, 이보다 장기적인 목표라면 구체적으로 상황을 상상해내기 어렵습니다. 처음부터 10년 뒤의 미래를 설정하고, 목표를 정할 때도 이 같은 점을 참가자들에게 강조해주세요.

간혹 조직 내부와 관련된 목표를 세우려 할 때가 있습니다. "10 만명 회원 확보" , "10 개 이상 지부 설립" , "조직내 성평등 문화 정착" 등이 그런 목표입니다. 특히 워크숍에서 조직문화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다룬다면 더욱 이러한 경향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들은 운동 전략 수립 프로그램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또한 대부분 사회변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달성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미래를 상상하는 과정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참가자 개인의 신상변화 등 운동과는 직접 관련 없는 내용이 나오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렇다고 진행자가 이를 거를 필요는 없습니다. 이후 상황을 분류하는 과정에서 어차피 핵심 과제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반응하면서 참가자들이 아무 제한 없이 이야기를 꺼내도록 돕는 것이 좋습니다.

진행자가 먼저 연극적 분위기를 연출해야 합니다. 미래로 갔을 때는 “축하 드려요. 10년전에 이 문제로 워크숍도 했는데 , 결국 해냈네요” 등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흥을 돋아 주세요. 이야기가 잘 진행되지 않을 때는 “맞다. 그 사이에 대규모 집회도 있었다면서요 ”, “이 뒤에도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한동안은 운동이 잘 안 됐죠”라는 식으로 아이디어를 유발해주세요.

진행자가 여러 참가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보조 진행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보조 진행자는 사람들의 발언을 종이에 적고 시간순 대로 배치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분위기가 좋으면 한꺼번에 발언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 때는 주요 내용만 요약해 빠르게 적는 것이 좋습니다.

참가자들이 단계 구분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점수를 조금 높게 평가하는 경향도 나타납니다. 특히 3번(필요함) 과 4번(충분함)을 헷갈려 하거나 1번( 관계가 있음 . 그러나 무시할 수 있음)과 2번(영향력이 있음)을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행자가 계속 “이 조건이면 충분한가요 ? 다른 조건이 없어도 되나요 ? ” “이 사건은 다른 사건에 영향을 미치나요?” 등의 질문을 하면서 도와주어야 합니다. 단계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2.7', '3.2', '3.8' 등과 같이 보다 세밀하게 숫자를 매겨볼 수도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전체 일정 중에서 마지막 순서로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프로그램 특성상 참가자들이 밝은 전망을 지닌 채 기분 좋게 워크숍을 마칠 수 있게 됩니다.